파생시장에서 국내외 파생상품을 수 년간 실전매매를 하면서 수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래서 이 시험이 그리 힘들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가볍게 여겼던 것도 사실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자문사 트레이더 제안을 받아 파투자 자격증이 필요해 응시했는데

두 번이나 낙방하고, 삼수 끝에 합격했습니다.

2012년 부터 년 1회 씩 응시했는데, 원서접수일부터 적당히 모 증권사 무료강의 수강하며 별 부담감 없이 공부해 52점,

 이듬해엔 밤낮 선물시장 차트 열어놓고 매매하면서 틈틈이 들여다보고 실전모의고사만 적당히 풀어 또 52점.

그도 그럴 것이 트레이더를 제안했던 자문사 지인과 연락이 두절된 터라 의욕상실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올해 여름 또 우연한 기회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이 이 자격증을 땄을 때 얻게 될 윤택한 제 삶의 청사진을 펼쳐주어 매매를 접고 공부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올해가 비금융인으로서 마지막 응시기회란 부담감에 해커스패스 인강을 무작정 신청하고 재작년 벼락치기 특강 수강 특혜로 받았던 핵심강의노트를 참고하면서 차근차근 공부를 했습니다.

오랜 실전 매매 경험 덕에 파생생품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그다지 어렵지 않았지만

40대 후반의 암기력으로 문제지 앞에선 참 난감했습니다.

그래서 4과목을 먼저 풀었는데 예상문제에서 보지 못한 의외의 지문들이 나와

10분내에 풀던 과목인데 20여분이나 걸려 다소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민영기 교수님께서 어렵다고 재차 강조하셨던 3과목을 풀었는데 가채점 결과  20점이더군요. 역시 어렵다고 해서 시험당일 집중해서 복습한 결과로 여겨집니다.

시간에 쫓기면서 1과목과 2과목을 풀었고, 가장 많은 점수를 받아야 할 과목에서 가채점 참가자의 평균점수보다 오히려 낮더라구요.

아마도 3, 4과목에 시간 할애를 많이 해 계산문제에 집중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시험 3~4일을 남겨두고, 1주일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은 미묘한 갈증이 생기던데

이 역시 학습에 전념하지 못하고 시시때때로 음주를 즐겼던 날들 때문이었습니다.

5,60대에 각종 수험표를 단 분들을 많이 봤었는데 그 분들 입장에선 40대에 이 무슨 같잖은 고민이냐고 힐난받을 수도 있으련만 제 입장에선 시험스트레스가 사실 적지 않았거든요. 

한 달여간 집중적으로 교수님 강의에 집중하시고, 실전모의고사를 통해 시간안배를 적절히 하는 연습을 한다면 저처럼 턱걸이로라도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턱걸이라는 게 사실 얼마나 통쾌한 지 경험해 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 겁니다. 가채점 결과 58점과 59점을 들락거렸고, 제가 몇 개 찍은 게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희망과 절망감 때문에 거의 열흘간을 시험 악몽에 시달렸거든요. 고교생이 되어 영어, 수학 시험을 보는 꿈까지 꾸면서 단 한번도 합격하는 꿈이 없어 정말 괴로웠었지요.

찍기는 답지에서 가장 적은 번호로 밀고 가라고 조언을 받아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사실 제가 선택한 답안의 문항 수를 셀 시간조차도 부족하더라구요.  

덧붙이자면 계산 문제를 제하고는 보통은 두 개 중에서 헛갈리는 선택지가 많은 편입니다. 이건 수능시험도 마찬가지다라구요. 그래서 애매한 두 개 중에서 골라야 할 때 이 방법이 유용하지 않을까 싶네요.

젊은 2,30대야 짱짱한 학습능력으로 얼마든지 합격할 수 있겠지만 40대의 문턱을 훌쩍 지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